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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바라본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드루킹은 천재인가, 망상가인가?
맥신코리아 한승범 대표
기사입력: 2019/02/01 [15:14]  최종편집: ⓒ ebreaknews.com
박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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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신코리아 한승범 대표     © 박상도 기자

(브레이크뉴스인천 박상도 기자) 3일 밤낮으로 추적했다. 예전에 한 선거캠프에서 사이버팀장으로 일할 때 이야기다. 과연 상대 진영의 사이버팀장은 누구일까? 유난히 두뇌가 뛰어나고 전략이 탁월했다. 그를 알아야 그 많은 퍼즐이 풀릴 것 같았다. 수많은 아이디와 IP주소, 그리고 산더미처럼 많은 글 속에서 ‘그’를 찾아내는 것은 ‘서울에서 김서방을 찾는 것’과 진배없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글에는 자신만의 패턴이라는 것이 있다. 마치 지문과 같이 유일무이한 것이다. 찾았다, 유레카! ‘그’가 아니라 ‘그녀’였다. 그리고 상대 후보자의 가족이었다. 초대박이었다. 2차 세계대전 독일군의 암호체계 ‘애니그마’를 푼 영국군과 같은 심정이었다. 앞으로 그녀가 십여 개의 아이디로 쓰는 모든 글은 사이버팀장의 전략이고 후보자의 마음이었다.

 

얼마 뒤 우리 진영에 비상이 걸렸다. 새벽에 우리 후보자를 비롯한 모든 수뇌부가 모여 긴급회의를 열었다. 상대 진영에서 우리 후보자에 대한 치명적인 폭로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만약 한다면 누가 나서야 하는지에 대해 격렬한 토론이 이어졌다. 후보자가 직접 나서 해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날 즈음에 내가 발언권을 얻어 말했다.

 

“폭로에 절대 대응해서는 안 된다. 상대는 추가 폭로를 준비 중이고 이것은 함정이다.”

결국 우리는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선거에서 승리했다. 필자가 상대의 추가 폭로를 예측한 것은 전날 상대 사이버팀장이 우리 팬인 것처럼 위장해 쓴 댓글 덕분이었다. “후보님, 정말 존경합니다. 그런데 왜 폭로에 침묵하세요? 꼭 직접 해명하셔서 진실을 밝혀주세요!”

 

드루킹 김동원 씨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지난 1월30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법정구속됐다. 댓글조작이 선거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우리 조상 호모사피엔스 혹은 선행인류는 늘 무리를 지어 살았다. 어떤 이유에서든 무리를 이탈하면 맹수에게 공격을 당해 즉시 죽음을 맞게 되었다. 그런 본능이 400만 년에 이르는 진화속에서 우리 유전자(DNA)에 깊숙이 박혀있는 것이다.

 

21세기에는 무리에서 이탈해도 공격할 맹수가 없다. 하지만 무리와 다른 행동과 말을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무리 이탈은 다른 말로 왕따이다. 그러니 늘 남의 평가에 신경 쓰고 남이 하는 행동과 말에 촉각을 기울이며 살아간다. 이러한 인간의 행태는 온라인상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아무리 쿨한 척해도 늘 무리(다수)의 생각이 어떤지 알고 싶어 하고 그것에 반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이래서 댓글이 무서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댓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거기에 맞추는 경향이 있다.

 

설문조사에서 댓글이 투표에 영향을 끼쳤는지 물어보면 ‘백이면 백’ 아니라고 답한다.  하지만 정교하게 설계된 질문을 던지면 적지 않은 이들이 댓글에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드루킹 김동원 씨는 사이버선거에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췄을까? 사이버선거 전문가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아주 무서운 사람이다. 필자는 적지 않은 사이버선거에 참여해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나름 최고의 전문성을 갖췄다고 자부하지만 드루킹이 적이었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이다. 김동원 씨는 단순한 사이버전사가 아니다.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가능한 사람이다. 심지어 예지력과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이 고도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까지 갖추었다. 호랑이에 날개를 단 격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만들었다는 ‘안철수는 이명박의 아바타’ 프레임이다. 선거에서 거대한 흐름을 바꾸는 ‘신의 한 수’였다. 이것으로 안철수 전 대선후보는 정치적 생명을 잃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구나 안 전 후보는 자타가 공인하는 IT전문가이지 않은가?

 

김동원 씨가 김경수 지사에게 서운해 하고 그 난리를 친 것은 사이버팀장 입장에서 보면 십분 이해가 된다. 그는 자신이 “탄핵을 주도했고 대통령까지 만들었다”고 확신할 것이다. 자신이 역사의 주역이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김경수 지사의 생각은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선거는 끝났다. 선거가 끝나면 사이버선거 전문가들은 논공행상에서 배제된다고 느낀다. 선거 기간에는 후보자와 가족들 대부분 사이버선거 전문가에게 매달린다. 선거 기간 중 위기가 늘  찾아오고 사이버에서 이것을 막고 대처하는 것은 그의 몫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필요 없어지기 마련이고, 특히 사이버선거 전문가는 ‘계륵’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다.

드루킹이 이처럼 엄청난 파워를 가졌다면 반대 진영은 어떤가? 사회과학 연구결과에 의하면 진보는 보수에 비해 온라인상에서 강하다. 진보진영 캠프에는 사이버전사가, 보수에는 컴맹이 넘쳐흐른다. 심지어 보수진영은 보안에도 취약해 해킹위험에 무방비한 상태에 가깝다.

 

2002년 이회창 대선 캠프에 사이버팀장직을 제의받았다가 하루 만에 정무직 정치인에게 밀려난 적이 있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이불킥을 한다. 이회창 후보는 컴맹이었고 따라서 사이버 전문가는 전무했다. 하지만 노무현 후보는 달랐다. 그는 1994년부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하는 IT전문가였다. 97년에는 ‘노하우’(Knowhow) 통합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을 개발했을 정도로 박사급 실력을 갖추었다. 오죽했으면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노무현 대통령은 HTML로 구현된 웹사이트 코드를 이해하는 세계 최초의 대통령”이라고 극찬했을까.

 

보수와 진보의 사이버전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다.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어져 있다. 예를 들자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유치원생이 축구 경기하는 것과 같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임하는 자유한국당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엉성한지 잘 알 수 있다. 스스로 선거부정을 적발한 것이 아니라 남(추미애 민주당 전 대표)이 떠다준 것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 중 이 사건의 본질을 꿰뚫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그의 의견은 늘 묵살될 것이다.

 

앞으로 제2, 제3의 드루킹이 나와도 자유한국당은 넋을 놓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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