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보고] 약속의 중요성
기사입력: 2026/05/04 [11:23]  최종편집: ⓒ ebreaknews.com
줄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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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보고] 약속의 중요성  ©

▲ [현지 보고] 약속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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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보고] 약속의 중요성

 

일요일 오전 11시, 발레타 대통령궁 앞에서 한 지인을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한 나는 주변을 둘러봤지만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기다리다가 전화를 걸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뜻밖에도 “집”이었다. 다리를 다쳤다는 것이다.

순간 어이가 없었다. 

약속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미리 한 통의 연락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더 당황스러웠던 건, 내가 전화를 건 그 시간이 바로 약속 시간이었다는 사실이다. 

결국 나는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한 채 약속 장소에 혼자 서 있었던 셈이다.

물론 다쳤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따져 묻는 것은 무의미했다. 

몸이 우선이니 “몸조리 잘하라”는 말로 통화를 마무리했지만, 

마음 한켠에 남은 불쾌함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배려의 문제는 상황과 별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분이 상한 채로 발레타 거리를 걸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날은 도시 곳곳에서 작은 즐거움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연히 마주친 엔틱 자동차 전시회, 그리고 화초 전시회까지. 

계획에 없던 풍경들이었지만, 덕분에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약속이란 단순히 시간을 맞추는 행위가 아니라,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다. 불가피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다만 그 상황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관계의 온도를 결정한다. 

그날 발레타에서의 경험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그 차이를 다시 한 번 떠올리게 했다.

 

 

At 11 a.m. on a Sunday,

I had arranged to meet an acquaintance in front of the Presidential Palace in Valletta.

I arrived right on time and looked around, but she was nowhere to be seen.

After waiting a while,

I called her. To my surprise, she said she was at home—she had injured her leg.

I was taken aback. If she couldn’t make it,

couldn’t she have let me know in advance?

What made it even more bewildering was that the time

I called her was exactly when we were supposed to meet.

I found myself standing there alone, with no prior notice.

Of course, once I heard she was hurt, there was little point in questioning her.

Health comes first, so I simply told her to take care and ended the call. Still,

a lingering discomfort remained.

Consideration, after all, exists independently of circumstances.

With a slightly sour mood, I wandered through the streets of Valletta.

Ironically, the city offered unexpected moments of delight that day.

I came across an antique car exhibition, and later a flower show.

These unplanned encounters turned what could have been wasted time

into something worthwhile.

In the end, an appointment is not just about showing up on time—

It is a gesture of mutual respect. Unavoidable situations happen to everyone,

but how we communicate them defines the tone of a relationship.

That day in Valletta reminded me of that subtle yet important distinction.

 

 

日曜日の午前11時、バレッタの大統領宮殿前で知人と会う約束をしていた。

時間通りに到着し、周囲を見渡したが、彼女の姿は見当たらない。

しばらく待ってから電話をかけると、返ってきたのは思いがけない言葉だった。

「家にいるの。足を怪我してしまって。」

正直、あっけにとられた。来られないのであれば、

事前に一言連絡があってもよかったのではないか。

しかも、私が電話をかけたその時間こそが約束の時刻だったのだ。

結局、何の連絡もないまま、私は一人でその場に立っていたことになる。

もっとも、怪我をしていると聞いた以上、責めるのは筋違いだ。

体が第一だと思い、「お大事に」とだけ伝えて電話を切った。

しかし、心の中に残った違和感は簡単には消えなかった。

思いやりというものは、状況とは別に存在するからだ。

少し気分を損ねたまま、バレッタの街を歩いた。

ところが皮肉なことに、その日は思いがけない楽しみが待っていた。

偶然出会ったアンティークカーの展示会や、花の展示会。

予定外ではあったが、結果的に時間を無駄にせずに済んだ。

考えてみれば、約束とは単に時間を合わせることではなく、

互いへの最低限の敬意の表れである。

やむを得ない事情は誰にでも起こりうるが、

それをどう伝えるかが関係の温度を決める。

その日バレッタでの出来事は、

そのささやかだが大切な違いを改めて思い出させてくれ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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